8월 29일, 늦은 7시.
8주간의 <스파르타 코딩클럽 9기> 수업이 끝을 맺었다.
평일엔 회사, 주말엔 6시간의 마라톤 수업과 복습 그리고 과제.
이런 사이클을 몇 번 돌리다 보니 어느새 8주라는 시간이 지났다.
수강 중엔 코드를 이해하고 반복되는 과제를 쳐내기 바빴다.
그래서 강의가 어떤지, 내가 뭘 배웠는지 진지하게 돌아보고 평가할 시간이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2주의 시간이 흘렀다.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마무리하고 여유로워진 지금, 지난 8주간의 기억을 끄집어내 기록해본다.
본 포스팅은 자비로 <스파르타 코딩클럽 9기>를 수강하고 느낀 소감을 기록한 REAL한 후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이기에 감안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기록이 <스파르타 코딩클럽> 수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부자가 되고 싶어요", 호기로운 시작
수강 첫 날, 자기소개 시간에 나는 외쳤다. 부자가 되고 싶어 이 강의를 수강했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본 사람들 앞에서 할만한 말은 아니었다. 그것도 이제막 코딩을 시작하는 코린이의 입에서 나오기엔 너무 거창하여 오히려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메시지만은 진심이었다. 나는 이 강의를 통해 기깔난 서비스를 개발하고 수익화하여 '돈'을 벌고 싶었다. 서비스 기획도 나름 세우고 갔다. 주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인 시기였기에 주식 배당금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하였고,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 1주간, 돈을 벌겠다는 의지와 열정으로 내 눈은 수업내내 반짝거렸다.
하지만 그 의지와 열정도 몇 주 가지 못했는데...
함께 수강하는 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내 눈빛이 희미해진 원인은 천성적인 지속력 부족이 40%, 갑작스럽게 회사 일이 많아진게 20%, 수업이 내 생각과 달라 점점 흥미를 잃어간 것이 40% 정도가 되겠다.
본 수업은 8명이 같이 듣는다. 각기 다른 수준의 8명이 모여 저마다 노트북을 키고 수업을 듣는다.
그 중에는 컴퓨터공학과 학생도 있고, 현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코딩을 아예 처음하는 사람도 있다.
수업은 수강생 전원이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 그렇기에 진도는 코딩 실력이 가장 낮은 사람을 기준으로 나간다. 그러다보니 수업 진행에 브레이크가 자주 걸리며 쉬는시간, 수업 종료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업을 제대로 못 따라간 사람들은 쉬는 시간에도 코딩을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제대로 쉬지않고 6시간 동안 수업을 듣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수업 진행에 혹시 방해가 될까봐 모르는 걸 물어보기도 망설여진다. 각자 수준이 다르다 보니 내가 모르는 걸 저 사람은 아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엔 한 번에 배우는 양이 너무 많다. 한 두 개씩 쌓이다보면 수업이 끝나고 다시 봤을 때 이런걸 배웠었나? 싶게 된다.
따라서 예습은 필수다. 코딩 실력에 자신없다면 예습을 충실히하고 가능하면 복습도 해야한다.(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야 수업 시간에 여유가 생기고 질문도 한다.
함께 수강하는 것에 물론 장점도 있다. '남을 가르치는 것 만큼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말처럼 옆 사람을 도와주며 다시 복습할 수 있고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체크할 수 있다. 하지만 옆 사람을 가르쳐주다보면 진도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게 함정.
같이 열내며 코드를 짜다보면 의욕도 올라간다. 한번씩 빠지고 늦는 사람을 보면 나도 빠지고 늦어도 괜찮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때도 있지만..
원활한 수업을 위해선 전문 튜터가 더 필요하다
본 수업은 한 명의 튜터가 수업 진행 및 학생 관리를 전담한다. 튜터 1명이 수강생 8명의 코드를 봐줘야 하기에 수강생 개개인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아무래도 수업을 버거워하는 수강생에게 튜터가 더 붙어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튜터링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튜터는 직원의 개념보단 매 기수마다 고용하는 계약직(아르바이트) 형태인것 같다. 우리 수업의 튜터는 대학원생이었다. 코딩에 대해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선 아무래도 지식이나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한 명의 튜터가 진행하다보니 시스템적인 한계도 있었다. 튜터 한 명이 6시간의 교육을 진행하고 8명의 코드를 체크해주기는 현실적으로 버겁다. 적어도 2명 이상의 튜터가 한 반에 배정되어 한 명은 메인튜터로 수업을 전담하고 한 명은 코드를 봐주는 형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각기다른 수준의 8명의 수강생에, 전문가가 아닌 강사가 진행하는 6시간의 수업. 매끄럽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나같은 직장인에겐 맞지 않는 수업형태
겪어보니 수업의 형태도 나같은 직장인에겐 맞지 않았다. 나는 총 8번의 수업에서 3번을 빠졌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1번, 회사 일 때문에 2번.
주말 하루 내내 수업을 하다 보니 한 번의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이 많다. 그래서 한 번 한 번 빠질 때 마다 큰 타격이었다.
본 강의는 수업을 빠져도 보충할 수 있는 수단, 온라인 영상강의와 강의록을 제공한다. 영상강의와 강의록의 퀄리티도 높아 그 점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 강의록과 영상강의 만으로는 분명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갑자기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직장인, 그것도 업무에 변동성이 많은 나같은 직장인에게 <스파르타 코딩클럽>처럼 단기간의 집중력이 필요한 수업은 무리였다. 한 번 빠져도 충분히 커버가 되는 형태의 수업들, 대학원이나 6개월이나 1년 과정의 강의가 더 적절해 보인다.
그럼 어떤 사람이 본 강의와 잘 맞을까?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 8주의 단기간 수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했을 때 다음과 같은 사람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 어느정도 코딩 지식이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
- 명확하게 만들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있고, 거기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
지극히 주관적으로 한 줄 평을 하자면, 코딩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사람, 수업시간 외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분명 적절하지 않은 수업이다.
종강 후에 남은것들
- 웹 프로그래밍에 대한 얕은 지식
- 웹 서비스 기획에 대한 약간의 감
- 가이드 따라 어설프게 만들어 본 웹 서비스
- 2개월 간 더 내야할 할부잔금
수업을 듣고 웹 프로그래밍이 뭔지, 웹 서비스 기획이 뭔지 얕게나마 알게 되었다. 처음에 기획했던 프로젝트는 완성하지 못했지만, 가이드 프로젝트에 따라 서비스를 하나 만들었고 얕은 지식이지만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을 얻었다.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럼에도 수업을 듣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아마 수강하지 않을 것이다. 그 시간과 돈으로 이러닝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듣겠다.
누군가에겐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8주간 집중해서 진행되는 수업에 잘 맞을 거다. 아마 나도 방학을 맞은 대학생이었다면 만족스러웠을지도...
아, 종강 후에 남은것들 한 가지 추가
- 수료증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후기 끝
본 포스팅은 자비로 <스파르타 코딩클럽 9기>를 수강하고 느낀 소감을 기록한 REAL한 후기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이기에 감안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기록이 <스파르타 코딩클럽> 수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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